휴식과 여행사이

요르단 7박 8일 여행기: 아카바

call me uenbi 2023. 12. 17. 06:51

28.12.2023

약 4시간 반 비행끝에 베를린에서 요르단 남쪽 끝 아카바에 도착했다. 검색해보니 요르단의 유일한 항구도시라고 한다.

12월 말, 늦은 오후에도 불구하고 17도 정도를 웃도는 비교적 따뜻했다. 

오후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로 향하여 체크인을 하고 시내로 향했다.

사우나 등 호텔시설만 보고 예약했는데 알고보니 중심지에서 4km 정도 떨어져 한참을 걸어야 했다.

이때 경험을 계기로 마지막 날 다시 아카바에 돌아왔을땐 시내 호텔를 예약했다고 한다 ㅎㅎ 

 

아카바 시내의 해질녘 직전 모습. 멀리 보이는 사막 산맥이 운치있다.

아카바 시내 거리
아카바 시내 거리

레스토랑과 렌트카 회사가 밀집되어있는 중심 거리.

사진 속 보이는 흰색 탑에선 새볔, 해질녘 등 하루에 5번 정도 기도가 울려퍼진다. 

기도라 칭하기에는 멜로디가 있어서 전통 음악처럼 들렸는데, 이 기도 소리와 이국적인 풍경의 조합이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이 이 기도소리를 배경으로 아카바에 도착하고 비밀리에 미션을 수행해야할 것 만 같은 느낌.

특히 새볔에 반수면 상태에서 듣는 기도 소리는 자는 와중에도 이슬람 국가에 있다는걸 상기시켜주는 것 같았다.

 

마침 유튜브에서 비슷한 영상을 찾았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촬영된 영상인데 대충 이런 느낌의 기도소리가 도시 곳곳에 위치한 확성기를 통해 울려퍼진다.

https://youtu.be/BLcAJWsF1o0?si=jJbKqJVHbvwcHeDj

 

여하튼 첫날은 간단히 시내를 돌아보고 저녁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호텔에서 아카바 시내로 가는 길

29.12.2022

다음날에는 해가 쨍쨍하고 반팔을 입을 정도로 따뜻했다.

아침 일찍 호텔에서 시내로 향하는 길. 사실 이때 일어나자마자 렌트카 회사를 찾았어야 했는데 무슨 여유로 오후까지 돌아녔는지 의문 ^^ 

 

알리아 유적지 공원

항구에 다다를때 쯤 보이는 고대 이슬람 도시 알리아 (Ayla) 유적지. 밑둥만 남은 기둥들과 잔해들이 바로 옆에 위치한 고급 호텔 리조트와 대조를 이룬다. 사진 속에는 잘 안보이는데 저 모래지대가 다 유적지이다. 페트라를 앞두고 있어서인가 딱히 인상깊지는 않았는데 메인도로 옆에 위치하고 있기에 항구로 가는길에 가볍게 산책할겸 들러보기 좋은 곳. 이 땅의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졸고있는 동네 강아지 발견.

아카바 시내

아카바 시내의 흔한 풍경. 사진을 많이 지웠는데 이 사진이 대략 아카바 시내의 느낌을 대변해주는 느낌.

작은 상점들이 줄지어 있으며 잡동사니 물건이 많다. 그것도 랜덤하게. 마치 이 무릎꿇고 있는 마네킹 처럼 말이다.

마치 핸드폰이 통용화된지 얼마 안된 것 마냥 곳곳에 통신사 매장과 삼성 로고가 있었는데 새삼 2000년 초반 우리나라 중소도시의 시내 모습과 비슷하달까. 여행하거나 베를린에서 삼성 로고는 자주 보지만 정말 삼성은 세계 곳곳의 여러나라에 열심히 수출하고 있구나.

아카바 항구 근처 노상 카페

아카바 뮤지엄과 피쉬 마켓을 지나 쭉 내려가다 보면 해안가를 따라 노상 카페가 줄지어 있다.

대부분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메뉴인데 관광객만 보면 호객행위를 한다. 

(아카바 시내에서 백인 남자와 아시아 여자의 조합은 누가봐도 관광객이였으며 가는데마다 호기심 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여러 노상 카페중 가장 해가 잘드는 자리를 골라 민트 레몬에이드를 시켰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레몬에이드는 다 잊혀질 정도로 정말 신선하고 진한 레몬에이드. 식후에 입가심으로 정말 딱이였다. 

이곳이 마음에들어 마지막 날 다시 아카바에 돌아와서 레몬에이드를 마시러 왔다.

 

아카바 렌트카 에피소드

오후에 다시 시내로 돌아가 렌트카 회사를 둘러보았다.

그제서야 관광객 대부분 이미 렌트카를 예약했고 렌트 가능한 차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12/1월은 성수기도 아니라 렌트카 회사들도 준비차량이 적은 듯하였다. 적어도 5개 지점에서 퇴짜를 맞으니깐 점점 불안해졌다. 겨우 한 렌트카 회사에서 차량 한개가 남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찰라 남친 D 의 절망 적인 목소리

"아 운전면허증을 깜빡했어. 베를린에서 안가져온 것 같아" 

이때부터 우리의 멘탈은 붕괴되었다고 한다. ^^

“온라인에 저장해둔 사진이라도 없어?“

젊은 직원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물었다. 

D는 급하게 클라우드를 뒤졌지만 그가 찾은건 XX년 전 그의 첫 면허증...

이제서야 렌트카 직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최소한 현재 유효한 운전면허증 사진이 필요하다고 한다. 당연한 얘기.

찰라의 순간 나는 우리 여행 계획을 옆동네 이스라엘로 돌려야하나-이제와서 일정을 바꾸기엔 이미 페트라와 모든 호텔을 예약했는데-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었다. 면허증도 안챙겼냐고 화를 낸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니 나는 눈물을 금방이라도 흘릴것 같이 그렁그렁 멍하니 서있었다. 잠깐 아이디어 회의를 하기위해 급하게 호텔로 돌아가면서 D는 우리 집 키를 가지고 있는 친구 부부에게 급하게 연락을 했다.

만약 그들이 베를린에서 연말을 보낸다면, 시간을 내서 우리집에 들러 서랍 어딘가에 박혀있는 면허증 사진을 찍어 보내준다면, 어쩌면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갓 1년이 지난 갓난아기가 있는 친구부부는 바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1분 1초 초조하게 호텔 로비를 서성거리던 중 그들이 다시 우리에게 전화했고, 다행이 한시간 이내로 우리 집에 들릴 수 있다고 한다. 휴- 그들이 우리의 구세주였다.

우여곡절 끝에 면허증 사진을 전달받고 렌트카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배운 중요한 사실, 면허증 등 중요한 문서는 최신 버전으로 항상 클라우드에 업로드 해둘 것.

 

아카바 맛집 추천

아카바에서 즐길거리는 뭐니뭐니해도 가성비 좋은 먹거리이다.

중동 음식이라고 하면 후무스와 쿠스쿠스 밖에 모르는 나는 남친 D가 빼곡하게 정리해둔 먹거리 리스트를 보고 하나씩 클리어하기로 했다.

 

1. Manakish / Man’ousheh  / 마나키쉬

아랍의 피자라고 불리우는 마나키쉬는 토핑에 따라 다양한 버전이 있다. 화이트 치즈가 가장 맛있었다는 어떤 블로거에 리뷰를 보고 우리도 화이트 치즈를 선택했는데 느끼하지않고 담백하니 우리 입에 딱 맞았다. 특히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은 직접 도우를 만들고 굽는것 까지 지켜볼수 있었는데 오븐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 마나키쉬는 정말 입에서 사르르 녺았다. 우리는 마지막날 공항가기전 이 집에 다시 들러 마나키쉬 하나를 포장해갔다. 기내에서 먹는 식은 마나키쉬는 따끈따끈할때보다 못했지만 여전히 맛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피자 모양의 하얀빵이 화이트 치즈 마나키쉬)

마나키쉬와 레모네이드
해산물 볶음밥이랑 후무스

 

2. Limonada / 레몬에이드

위에 언급했던 민트를 곁들인 레몬에이드. 이 음료는 이 곳이 딱히 맛있다기 보단 정말 어느 식당에 가도 맛있다. 우리가 아는 레몬에이드랑 살짝 다른점이 있다면 탄산이 없고 살짝 슬러시 형태로 나온다. 신맛과 단맛의 적절한 조합- 이 신선한 레몬에이드를 2유로 안팍으로 즐길 수 있다니. 아카바에서는 1일 1레몬에이드 했다. 이 외에도 후무스 또한 아카바 어딜가나 신선하고 맛있었다. 아삭한 오이와 석류, 신선한 올리브유와의 조합은 빵을 좋아하지 않는 나 조차 순식간에 빵순이로 만들어 버린다.

 

3. Al Shami

대망의 알 사미. 여기는 그냥 특정 음식보다는 레스토랑 자체를 추천해주고 싶다.

케밥, 생선 및 해산물 요리, 다양한 후무스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로컬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 받는 식당이다.

1층에서는 케밥용 바베큐를 굽고 로컬들이 식사를 하고, 보통 관광객들은 2층으로 안내를 해준다.

우리는 치킨, 포크 두종류 케밥 + 가지 후무스 (Moutabel)+ 샐러드를 시켰는데,

여기에 서비스로 제공되는 웰컴 후무스까지 더해져 생각보다 양이 훨씬 많아서 당황했다.

적당한 육즙에 신선한 양파 토핑은 정말 지금껏 먹어본 꼬치 케밥 중 최고 였다.

옆 쪽 이탈리아 단체 관광객들은 튀긴 생선요리도 시켰는데 구글 리뷰를 보니 이 요리 또한 맛있다고 한다.

우리는 아카바에서 마지막 이틀 저녁과 점심은 이곳에서 했다. 메뉴도 똑같이 시켰다고 한다 ㅎㅎ

바베큐 케밥 한 접시에 대략 유로로 따지만 6유로 정도, 정말 6유로의 행복이다.

 

알 사미 케밥

 

4. Knafeh / 크나페

크나페를 검색하면 팔레스티안 디저트라고 나오는데 사실 터키 및 아랍권 전역에 널리 퍼져있다고 보면 된다.

아랍계 이민자가 많은 베를린에서도 베딩이나 노이쾰른 동네에가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것이 크나페 베이커리이다.

아카바 중심가에 가면 크나페를 전문으로 하는 고급 디저트 샵을 볼 수 있는데 여러 곳 중 고심끝에 우리가 선택한 곳은 Anabtawi Cafe!

첫번째 식당 shinawi 맞은 편 거리에 위치해 있다. 확실한 맛의 보장을 선호하는 우리는 첫방문에 감탄하고 이곳 또한 두번 방문 했다고 했다. 쫀득쫀득한 식감이 쌀떡과 비슷하면서도 치즈와 피스타치오 토핑의 고소함의 조합이 여느 디저트와는 색다른 느낌이다. 테라스에 앉아서 먹음에도 일회용품에 서빙하는 것이 의아했으나 (독일에 살고 나서부터 어느새 일회용품이 반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늘에 앉아서 크나페와 바닐라 쉐이크와 함께 먹으면 정말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크나페

아카바 시내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은 사해와 마다바 관련해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