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
-
Thread, 디지털 아고라베를린에서 2025. 6. 3. 00:39
마지막 글을 쓴 지 1년 남짓 되어 간다. 야심 차게 시작했던 요르단 여행기는 연재를 중단하고 Tagesbuch는 일기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 1회성에 그쳤고 그렇게 블로그는 방치되었다. 호기심에 잠깐 들어와 보니 그래도 그 와중에도 꾸준히 이름 모를 방문자들이 있었다. 최근 텍스트 위주의 소셜 미디어 Thread 에 빠져 틈마다 콘텐츠를 소비했다. 한국어로 하는 수다가 꽤 그리웠는 모양이다. 조금씩 나를 드러내며 짧은 글들을 썼지만 어딘가 불편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사생활이 담긴 에피소드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인스타그램도 연결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read에는 다들 본인을 PR 하기 바쁘다.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여정을 밟아왔는지 그래서 어떤 위치에 올랐고 본인..
-
마침표 그리고 새로운 시작베를린에서 2023. 9. 5. 01:18
8월 마지막 주,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가늠이 가지 않을 정도 변화와 이동이 많았다. 7월, 8월 휴가 겸 포투루갈 여행을 다녀오고 하반기를 위해 재정비를 준비하는 중, 뜻밖의 기회들이 우수수 찾아왔다. 마치 그동안의 시간들을 한 번에 보상해주려는 것 처럼. 그리고 다가오는 10월, 그 1막을 마무리하고, 2막을 시작한다. 그래서 지난 1막을 되돌아보려고 한다. 1. 공교롭게도 지난 29일은 베를린에 이사 온 지 정확히 4년이 되는 날이다. 4년 전의 나는 놀라울 정도로 순진하고 대담했다. 19살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하여 치열한 미대 입시를 거쳐 공부를 마치고, 24살의 나이로 이른 사회생활 시작하며 나름대로 사회인으로서 경험이 있다고 자부심 있었다. 하지만 이것들 또한 온실 속의 화초 같은 경험이..
-
근황베를린에서 2023. 7. 25. 17:26
어제 한국에 있는 동생과 통화하다가 컨텐츠를 올려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문득 7년 전 호기롭게 시작했었던 티스토리가 생각나 다시 로그인을 해보았다. 몇 안되는 글에도 꾸준히 방문자가 있다는 놀라움과 누군가는 2023년에 2017년에 작성된 내 포스트를 읽었다는 멋쩍음. 그리고 기록의 힘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제 기억보다는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근황을 한줄로 요약하자면 나는 2019년 베를린에 와서 지금까지 쭉 살고 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순간 순간이 생존과 배움의 시간이었다. 어느덧 해외 생활 4년차에 접어들면서 나름 안정이 생길줄 알았으나 ㅎㅎ 여전히 매일이 도전의 시간과 같다. 물론 안정적인 삶을 원했다면 한국을 떠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지만. 주변환경이 바뀌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