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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단 7박 8일 여행기: 와디무사 - 페트라 (3)
    휴식과 여행사이 2024. 3. 18. 07:56

    01.01.2023

     

    2023년의 새해 첫날, 페트라에서 하이킹을 하고 다음 숙소로 향했다. 

    부킹닷컴에서 와디무사를 검색해 보면 다양한 종류의 캠핑장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하루는 럭셔리한 글램핑, 다른 하루는 사막에서 베두인 캠핑으로 계획했다. 페트라 하이킹을 한 날 럭셔리 캠핑을 잡은 건 신의 한 수였다. 신선한 베두인식으로 저녁, 아침을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난방이 빵빵한 글램핑은 하이킹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 주기 딱이었다.

     

    우리가 선택한 글램핑장은 Seven Wonders Luxury Camp

    부킹닷컴 리뷰가 Superb 인 이유가 있다. 일단 예쁘다. 낮에 봐도 밤에 봐도 예쁘다.

    캠핑장은 페트라에서 본 것과 비슷한 종류의 암석들로 둘러싸여져 있는데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게 캠핑장을 조성했다. 낮은 나무들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벤치들, 아기자기한 조경은 뭐랄까 호빗들이 사는 마을 같았다.

    seven wonders luxury camp

     

    이 유리돔이 우리가 예약한 곳. 생각 외로 난방도 빵빵하고 각각의 유리돔마다 낮은 펜스로 각 공간이 분리되어있었다. 

    내부에는 티 테이블, 옷걸이 등 나름 호텔의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침대 뒤로 가벽이 있고 그 뒤로 화장실이 있는데 아무래도 열려있는 공간이라 볼일 볼 때 다소 민망했다. 그래도 새벽에 화장실 간다고 밖으로 나가는 것보단 훨씬 편하지 않은가? 이 날 우리는 완전 꿀잠 잤다. 

    seven wonders luxury camp

     

    이 캠핑장의 하이라이트는 해 질 녘부터 불을 밝히는 캔들. (바람이 워낙 많이 부는 지역이라 인공 캔들로 추정함)

    암벽 사이사이로 밝힌 조명들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며, 새로운 행성의 탐험을 위해 자리 잡은 베이스캠프 같은 느낌마저 들게 했다. 정말이지 이 날 저녁 봤던 풍경은 잊을 수가 없다.

    seven wonders luxury camp

     

    저녁은 캠핑장에서 제공하는 뷔페로 해결했는데, 음식 또한 정말 신선하고 맛있었다. 너무 허기져 음식 사직을 못 찍은 게 아쉬울 뿐 ㅎㅎ

    무튼 저녁을 먹고 캠핑장에서 주최하는 베두인 전통음악 연주를 보러 갔다. 새해 첫날 저녁의 캠핑장은 텅 비었다. 우리를 제외한 다른 한 커플만 조용히 체스를 하고 있었을 뿐. 사실 새해 전야에 실망한 이후로 요르단에선 유럽식 파티를 기대하지 않기로 했기에 놀랍지 않았다 ㅎㅎ

    seven wonders luxury camp

    어차피 다음날 일정이 빡빡했기에 우리는 일찍 취짐했다.

     

    02.01.2022

    다음날 같은 캠핑 식당에서의 아침. 저녁보다 간소했지만 여전히 신선하고 맛있었다. 다음 일정이 빡빡한 관계로 든든히 배를 채웠다. 이 캠핑장이 요르단에서 묵었던 숙소 중 가장 특별하고 마음에 들었는데 1박만 하고 떠나자니 너무 아쉬웠다. 와디무사에서 숙박을 찾는 중이라면 애매한 4/5성급 호텔보다는 글램핑을 적극 추천한다. 사막 지역의 독특한 자연을 더 가까이 즐길 수 있고, 시설 좋은 캠핑장이 최근 여럿 생겼기 때문이다.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우리가 묶은 곳은 5성 호텔보다 저렴했다.  

    seven wonders luxury camp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체크인 뒤 근처 리틀 페트라로 향했다. 

    사진이 뒤죽박죽 섞여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리틀페트라로 향하는 길. 아침부터 날씨가 개어 기분 좋게 드라이브.

     

    페트라와 리틀페트라 가는 길목 곳곳에 이런 돌탑들을 볼 수 있다.

     

    캠핑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차로 10분 거리) 리틀 페트라 도착. 

    리틀 페트라는 주차도 무료, 입장도 무료이다. 오로지 페트라를 위해 와디무사에 온 관광객들을 위한 서비스 같은 느낌이랄까? ㅎㅎ

    규모는 훨씬 작지만 페트라와는 또 조금 다른 느낌의 건축형태를 볼 수 있다. 계단, 천장, 벽 모든 것이 하나의 돌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봐도 봐도 신기했다. 페트라에서는 바람도 불고 반 등산이라 힘겨웠는데 리틀페트라는 대부분 평지여서 훨씬 수월했다. 

    the painted house -little petra

     

    핑크색 톤의 페트라와 달리 리틀 페트라의 돌들은 조금 더 거뭇거뭇한 부분들이 많이 보였다. 돌출되어 있는 암석의 진회색과 움푹 패운 부분의 아이보리 색상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제각기 두께로 울퉁불퉁 깎아놓은 기둥은 마치 가우디의 구엘 공원의 일부를 연상케 했다. D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데 가우디가 생전 리틀 페트라를 듣거나 가본 적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little petra

    이제 슬슬 출발해야 하는데 D와 나는 좀처럼 아기자기한 리틀 페트라에서 발길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오후에 와디럼에서 사막투어가 잡혀있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 우리는 다시 남쪽을 향해, 와디무사에서 와디럼 (115km)으로 이동했다. 이 날 날씨도 좋았고 전날 운전을 거의 하지 않았던 터라 D도 나도 컨디션이 좋았다. 와디럼에서는 어떤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

     

     

    와디무사-페트라 편 마무리하면서 지극히 주관적인 팁을 공유해 본다.

    • 와디무사에서의 숙박은 호텔보다는 글램핑을 추천.
    • 페트라 일정이 있으면 레스토랑을 갈 여유가 없기 때문에 숙박시설에서 간단히 해결하게 된다. 때문에 숙박 리뷰를 볼 때 음식에 대한 평도 꼭 체크해 볼 것.
    • 건장한 성인 기준으로 페트라는 1일권, 즉 반나절로 충분하지만 날씨라는 변수가 있다. 혹 한국에서 멀리 오거나, 부모님 세대의 동행자가 있다면 2일권을 하고 여유 있게 둘러보는 것도 추천.
    • 리틀 페트라는 시간을 쪼개서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입장도 무료, 주차도 무료! 아침에 간단히 조깅한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짐을 챙겨가면 된다. 빠르게 둘러보면 1시간, 자세히 천천히 둘러본다면 2/3시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페트라 갈 때 보조 배터리 필수.

    와디무사에서 와디럼으로 향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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